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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개인들이 좋은 국가를 만든다

기사승인 2019.04.25  12: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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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좋은 것을 모방하는 유전자가 없나?

어제 JTBC 뉴스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 대대장이 시민을 지목하면서 "저건 죽여도 좋다"라고 지시하고, 중대장이 병사에게 조준 사격하도록 하여 시민을 사살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 링크 ->)

공수부대원의 자필 수기 등 드러난 원본 문건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시민들과 계엄군이 대치한 상황에서 시민 1명이 모는 버스가 계엄군을 향해 돌진한 게 아니라 분수대를 돌아나가려 앞으로 나오자 시민들에게 시범을 보이려는 의도로 사살했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다. 국방부는 이 부분을 30년 넘게 지웠다고 한다.

이런 일이 한국 현대사에 어디 광주뿐인가? 말로 다 할 수 없는 참혹한 사건들이 수없이 있었고 수많은 국민이 군인과 경찰, 사법부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일이 부지기수이며, 그것도 모자라 국가기관 종사자들이 하드디스크 디가우징까지 하면서 기록을 지운 일 또한 수도 없이 벌어졌다.

그런데 양심선언은 그리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공소시효가 지난 시점에라도 당시 사건에 직접 관여했던 개인들이 참회하거나 사실에 대해 명확히 밝혀,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조차 없다. 

JTBC 보도 화면 캡쳐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란 표현이 있다. 한국인 스스로 만든 말인데 주로 외국에 여행 가서 몰상식한 추태를 부리는 짓을 일컫는 뜻이다. ‘어글리 코리안’은 실제로 해외에서 사용하는 말은 아니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밈(meme)'이라고 한다.

'밈(meme)'이란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단어인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로서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사상, 종교, 이념, 관습 등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유전자뿐만 아니라 모방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을 '밈(meme)'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언감생심,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Julian Assange)' 같은 인물은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하여 양심적으로 고백하는 문화는 모방하면 안 되나? 남의 일을 들추는 것보다 자기 일에 우선 양심적이어야 할 최소한의 도덕과 철학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면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란 자기비하적 표현은 그저 비하에 그치지 않는다.

그나마 먹고사는 걱정 안 하는 사람들의 반복적 여행이 만든 수치이겠지만 해마다 수천만 명이 해외여행을 간다고 한다. 즐기는 것도 좋지만 좋은 문화를 배우고 모방하는 것이야말로 관광의 궁극적 이익이다. 그런데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모방하는 것에 그친다면 '어글리(Ugly)'의 사전적 정의인 비열한, 추한, 못생긴, 불쾌한, 지겨운, 잔뜩 찌푸린, 험악한, 위험한, 심술궂은, 꽤 까다로운, 싸우기 좋아하는 등의 뜻에서 우리 사회는 앞으로도 헤어나지 못할 게 분명하다.

우리에게는 좋은 것을 모방하는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좋은 개인이 없는 한 좋은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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