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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왜 이래’의 팩트

기사승인 2019.03.11  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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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을 키워 먹고 사는 ‘기레기’들

추악하고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오늘 이 나라 대개 언론들은 발포 명령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전두환 씨가 "이거 왜 이래"라고 답변을 한 것처럼 보도했다. 생방송으로 직접 지켜본 바에 따르면 분명히 그게 아닌데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당시 상황은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질문에 대해 답변한 게 아니라 포토라인이 안 지켜진 상황에서 기자가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라고 질문하는 도중에 몸이 닿자 반사적 반응을 한 것에 불과하다. "이거 왜 이래"도 아니고 짜증 섞인 말투로 "왜"라는 한마디를 길게 내뱉은 게 이른바 팩트다.

현장에 없었더라도 명색이 기자라면 사실 확인을 하고 기사를 써야 하고 사실에 근거해 보도하는 게 기본 정신일 텐데 지금 검색해보니 이 나라 언론 대다수는 마치 답변한 것처럼 보도하거나 짜증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모자라 취재진을 고의로 밀쳤다는 등의 내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오늘 내내 생각을 해봤다. 1931년생 전두환 씨의 나이가 도대체 몇이며, 사과 한마디 한다고 다시 감옥에 가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광주와 12.12쿠데타, 그리고 군사독재 시절 정권 차원에서 자행한 정치적 탄압 등에 대해 진솔한 사과 한 번을 하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이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하듯이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그 이유 중의 하나를 뽑으라면 저런 하이에나 같은 언론들의 작태도 한몫했을 게 분명하다. 한 번 밀리면 어디까지 밀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만연한 곳이 우리 사회라면, 그런 세태를 부추기는 곳은 바로 언론들이기 때문이다.

2012년 출간한 "기억하는 자의 광주" 표지

이 나라에서 난다긴다하는 언론들은 39년 전 광주에서 취재하고서도 보도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인제 와서는 그때 취재한 사진들은 돈을 받고 팔아먹고 있다. 상징을 공격하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지만, 진실을 찾는 작업은 어려운 법인데 오늘 전두환 씨가 법정에 선 이유는 광주에 군 헬기가 투입됐고 헬기에서 민간인들을 향해 기총 사격까지 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당시 권력의 최정점에 있었을 전두환 씨가 그런 일까지 일일이 알고 있었는지, 나중에라도 진상을 조사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나라 언론 어는 한 곳에서라도 당시 헬기 조종사와 탑승자가 누구였으며 실탄 출납과 사용 관련 기록을 찾아봤다는 기자는 아직 못 접했다.

확언컨대 이 나라 언론의 대다수 아니 언론인이라고 자칭하는 수많은 ‘기레기’들은 사회의 갈등을 먹고 사는 하이에나와 진배없다. 전두환 씨만 확신범인 게 아니다. 무오류의 신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이 나라 언론사들에 널리고 널렸으니 이들이 사실을 정확히 하면서 들고 날 때를 가리지 않는데 증오와 갈등이 줄어들 리 만무하다. 산채로 갈가리 찢길지도 모르는 판국에 사실인정과 사과를 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내년이면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9년 전에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하고자 “기억하는 광주 – 광주 민들레 바람에 날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픈 추억이 많이 깃든 책이다. 경제적 손해도 많이 입었지만, 더 가슴이 아팠던 건 인간에 대한 실망이었다. 언제나 보면 사람이 문제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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