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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과제 - 전쟁과 평화

기사승인 2018.02.19  02: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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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잔치가 끝났을 때…

눈을 들어 주변을 돌아보자. 으리으리한 건물과 수많은 자동차, 도로 등 대한민국의 서울은 물론이려니와 전국에 걸쳐 한반도 전쟁 이후에 일으켜 세운 경제적 성과들이 무수히 많다.

강남의 아파트값이 한 채에 수십억 하는 세상이다. 수십억 한다고 하지만 아파트 소유주들이 가진 땅은 얼마 안 된다. 아파트가 있으니 수십억이지, 등기부 등본에 올라있는 전유면적으로 따지면 한두 평에 불과하다. 그만큼 좁은 면적에 높이 올렸다는 얘기다. 이런 아파트에 폭탄 한 발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등기부 등본은 휴짓조각이 될 게 분명하다. 땅을 다 팔아도 철거 작업이나 제대로 할까 말까일 테니 말이다.

설 연휴가 끝나가는 지난 주말 '신동아'는 3월호 특집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먼저 내보냈다. "트럼프의 '조용한 전쟁 준비'"라는 제목이다. 이에 따르면 새로이 한국에 배치되는 미군들은 얼마 전부터 가족 동반을 못 하게 하고 있으며, 휴전선 북방에 대한 군사정찰이 급증했고, 주한미군의 편제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여차하면 한국을 배제한 다국적군 결성까지 준비한다는 내용이다. (http://shindonga.donga.com/3/all/13/1225540/1)

신동아 홈페이지 캡쳐

물론 특정 인사의 기고이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듯이 모든 일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 준비하는 게 좋다. 문재인 정부가 당장 맞닥뜨린 최고의 과제는 바로 미국과 북한 간의 전쟁을 막는 것이고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공고히 하냐에 성공 여부가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상황이 만만치 않다.

북한도 짐작이 있어서인지, 분단 이후 가장 유화적인 자세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보여줬다. 매우 영리한 행동이다. 이 시점에서 주변의 으리으리한 재산들만 돌아보지 말고 주변 국가들을 돌아보자. 어느 나라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기 위해 나서는 나라는 보기 어렵다. 그만큼 미국이 의지를 꺾을 만한 나라도 없거니와 전쟁을 원치 않더라도 막상 발발하면 자기들 이익을 위해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일 게 뻔하다.

북한에 핵무기가 원래부터 있던 것은 아니다. 1953년에 휴전을 한 지 어언 65년 지났다. 전쟁치고는 참 이상한 전쟁이다. 동서냉전이 사라질 즈음 얼마든지 미국과 북한은 종전을 선언하고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는 등의 방법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일성과 김영삼의 만남이 추진되었고, 결국 남북 정상이 두 번이나 만났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도 화해의 급물살을 탔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을 선언하고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돌아보면 수많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한이 맺힐 일이다.

북한은 전체주의 독재국가다. 이런 체제의 특성은 지도자가 맘을 먹으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체제의 국가들은 정권이 교체되면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묵도했듯이 부시, 클린턴, 오바마, 트럼프 정부가 그랬고,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그랬다. 북한 처지에서 보면 불신할 수밖에 없을 일이다. 국제적 합의를 하고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동이 있었고, 이라크 등의 전례도 보여줬다. 그러니 이제 북한에 핵무기란 이길 수는 없을지라도 그냥 당할 수는 없다는 의지의 상징이 되었다.

역사를 보면 전쟁이란 결국 힘없는 인민의 피해를 가져올 뿐이다. 가령 미국과 북한이 전쟁하든 남북이 전쟁하든 권력을 가진 자들이 ‘후세인’처럼 잡혀 죽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 후세인을 미국이 한때는 지원했었다. 나라를 통째로 뺏긴 조선왕조도 남은 왕족들은 일본의 특별대우를 받았다. 선조도 인조도 천수를 누렸지만, 도륙당한 건 민중이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국제적 행사인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날 때쯤이면 무언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사실 그리 어려운 예상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취할 방법은 별로 마땅치 않다. 천금과 같은 9년의 세월을 허비한 대가이다. 현존하는 미국의 힘을 그냥 무시할 수도 없고, 인제 와서 북한이 미국에 백기를 들을 것 같지도 않다. 중국과 일본 또한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전후의 한반도 정세를 고려한 전략을 짤 게 뻔하다. 그만큼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슬픈 처지에 놓인 곳이다.

유일무이한 방법이 하나 있다. 남북이 지속해서 대화를 유지하고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 방법이 무엇이며 그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국제사회를 향해 선언하는 것이다. 전쟁만은 안 된다고 떠들어대는 것밖에 딱히 취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미국이 제한적 공격을 했을 때 가만히 있을 북한도 아닐 것이고, 그럼 전면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 서두에 언급한 일이 현실이 된다. 우리가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많은 것들이 폐허가 된다. 세계의 언론들은 앞다투어 이를 다룰 것이고, 제삼국의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게 뻔하다. 우리가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느꼈던 그 심정과 비슷할 듯하다. 원래 남의 일이란 게 다 그렇다. 그뿐이 아니다. 이걸 기회라고 볼 나라도 수두룩하다.

당면한 문제는 외면한다고 다가오지 않는 게 아니다.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정녕 없다면 우리 군의 총구가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그런 각오가 필요한 정세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그런 의지를 다져야만 헤쳐나갈 수 있는 미증유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잔치는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다. 물론 미국의 잔치도 언젠가 끝난다. 중국도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오래 살아남는 게 최고의 선(善)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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