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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치달아가는 한국 경제

기사승인 2018.02.02  13: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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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증편향에 빠진 이들에게 떠드는 헛소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체적 성장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소득주도성장, 공공일자리 확대 등의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경제환경에서 시작하는 듯하다. 왜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답변은 간단하다.

한국이라는 국가가 세계적으로는 생산자 위치에서 소비자 위치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으므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답변할 수 있다.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고 경쟁하는 일은 진짜 찾아보기 어렵고, 이제는 아예 소비재 등에서 남의 것을 보고 응용해 자체 상품으로 내놓는 일마저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차 생산이 없는데 2차, 3차로만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고, 이런 상황이 좀 더 진행하면 아마 엄청난 경제적 파국에 이를 것이 분명하다.

한국을 두고 IT 강국 어쩌고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그런 말을 하기가 쑥스러울 정도로 우리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에서 IT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 기술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점유율이라고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형편없다. IT 분야에서 겨우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기술 정도다. 이들은 모두 대규모 장치산업이거나 기반 기술이 수입된 것들이다. 있는 것이라곤 우수한 인력뿐이라고 말들은 많이 하는데 한국의 대규모 자본들은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

1코인당 2,500만 원대에 이르던 비트코인 시세가 1,000만 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요즘 암호 화폐를 두고 말이 많은데 사실 블록체인 기술은 무슨 새로운 발명이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 국민이 거의 다 한다는 카카오톡 메신저가 있다. 카카오톡에는 1:1 대화도 있지만, 단체 대화 기능도 있다. 한 대화방에 10명이 모여 대화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대화 내용은 카카오 본사에 모두 저장되지 않는다. 이게 블록체인에서의 분산 저장이라고 보면 간단하다.

각자의 카카오톡 앱에 접근하기 위해 암호를 설정할 수 있고,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기 위한 고정 암호를 설정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대화방 참가자들끼리 나누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이동할 때에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쓸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제삼자가 데이터를 중간에서 탈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단체 대화방에 아무나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블록체인의 암호화 기술이 별 게 아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 기반이기 때문에 똑같다.

이제 대화를 시작한다. 대화방 참가자는 모두 사는 위치도 다르고, 꼭 동시에 대화할 필요도 없으며, 여러 가지 의사 표현을 하겠지만, 모든 대화 내용은 대화방에 참가한 10명의 컴퓨터에 똑같이 저장된다. 참가자 중에서 누군가가 자기 앱 내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다고 모두의 컴퓨터에서 삭제되지는 않는다.

카카오톡에는 현재 이런 기능이 있는데, 이런 삭제 기능까지 없애면 똑같은 장부의 사본을 참가자 모두가 보유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블록체인에서 말하는 ‘분산장부’다.

그중에 어떤 참가자의 컴퓨터가 해킹을 당해 내용이 수정되거나 삭제되더라도 10명이 모두 해킹을 동시에 당하지 않는 한 어떤 내용이 실제 원본인지 확인할 수 있다. 타임스탬프를 기준으로 복원할 수도 있고, 대화 참가자 다수의 내용을 기준으로 복원할 수도 있다.

물론 10명 모두의 컴퓨터를 해킹하면서 내용의 수정이나 탈취뿐만 아니라 컴퓨터에 세팅된 시간을 변경하는 예도 있겠지만, 해커도 사용자도 결국 인터넷을 이용하는 환경에서 동시에 대화 참여자 모두의 컴퓨터를 해킹해 감쪽같이 기록을 수정하거나 삭제한다는 것은 지금의 기술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며, 사용자가 많을수록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진다. 블록체인이 해킹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는 바로 이렇게 분산해서 저장하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게 보면 블록체인 기술은 누구나 알고 있었고 기존에도 잘 쓰고 있었던 기술에 불과하다. 수십 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P2P 파일 공유 기능을 원용한 것이라는 얘기다. 중앙에 서버가 있고 모두가 클라이언트가 되어 사용하는 환경을 탈피해 분산해서 저장하면 클라우딩 서버 등 대형 저장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다. 당연히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 서버 센터가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곳의 서버만 공격하면 모두가 피해를 보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이다.

이런 정도의 기술은 이미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대다수가 모두 아는 기술이고, 이미 오래전에 현실에 내놓은 프로그램들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예를 들어 음악 파일 공유 프로그램인 '소리바다'가 나온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다. 오늘날 세상을 주름잡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가진 기능은 별것이 없다. 이미 우리가 모두 구현했던 기술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세상을 주름잡는 사이트나 SNS 하나도 보유하지 못했을까? 바로 우리 자본들이 이런 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걱정이 크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기술이란 독특한 경쟁력이 없는 한 언젠가는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삼성이나 하이닉스의 반도체 점유율이 떨어지는 건 언제이냐가 문제이지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떡하나?

아직 답은 보이지 않는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 어쩌고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고유의 기술, 우수한 기술이다. 그게 안 되면 남의 것을 창의적으로 베끼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이젠 포기한 듯한 모양새를 보인다. 똑같은 외국 제품인데 정식 수입품이면 비싸지는 상황을 보고 있자면 슬프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비슷한 국내산이 있다면 선택의 여지가 넓어질 텐데 자체적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돈 좀 있다는 기업들까지 나서서 외국 제품을 수입해 파는 상황이다.

밑천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부동산 투기에 눈이 멀어있고, 젊은이들까지 스스로 흙수저를 자처하면서 ‘비트코인’ 등으로 팔자 한 번 바꿔보려는데 왜 제재를 하느냐고 나서는 이런 나라에서 쉽사리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더 문제는 우리 정치가 미래 비전을 가지고 이를 제도화하는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쯤 되니 갑자기 글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진다. 쓰면 뭐하나 싶어서다. 정부와 공공이 진짜로 나서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분간조차 못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서 확증편향에 빠진듯한 이들에게 떠들어봤자 키보드 쳐대는 내 손가락만 아프지.

 

박정원 편집위원 pjw@pressbyple.com

<저작권자 © 프레스바이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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